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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착공...투자 계획 6년 만

太兄 2025. 2. 25. 20:00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착공...투자 계획 6년 만

입력 2025.02.25. 10:22업데이트 2025.02.25. 19:10
 
지난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의 모습.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생산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2019년 투자 계획 발표 6년 만이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생산 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2019년 2월 공장 4곳 건설 계획을 발표한 지 6년 만에 첫 삽을 뜨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대규모 투자 사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1일 용인시의 건축 허가가 남에 따라 클러스터 내 1기 팹(fab·생산 시설)이 공사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총 415만㎡(약 126만평)에 반도체 공장(60만평), 국내외 50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협력 단지(14만평), 인프라 부지(12만평)로 조성된다. 이번에 착공한 1기 팹과 업무 시설 등에 9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부지 평탄화 작업을 마치고 바닥층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양인성

◇차세대 HBM 생산 거점

용인 클러스터 1기 팹은 2027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이곳을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AI 산업에 필요한 차세대 D램 메모리의 생산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1기 팹 안에는 소부장 중소 업체들의 기술 개발·실증을 지원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용 300㎜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공정 장비를 갖춘 연구 시설 ‘미니팹’이 들어설 예정이다. 실제 생산 현장과 유사한 연구·개발(R&D) 환경을 소부장 협력사에 제공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은 2019년 시작됐지만 각종 규제 문제로 당초 계획보다 첫 공장 착공이 2년가량 늦어졌다. 지역 주민 반발, 토지 보상, 용수·전력 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SK하이닉스는 나머지 팹 3기는 2050년까지 예정대로 순차 건설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당초 계획보다 공사 일정이 늦어진 만큼 ‘속도전’으로 임한다는 각오다. 최근 1기 팹 착공에 맞춰 시공·사업관리·안전관리 등 인프라 구축을 담당할 경력 사원을 채용했다.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국내외 상황을 감안해 별도 착공식 행사 없이 허가 직후 바로 공장 설비 공사를 시작했다. 용인 클러스터가 SK하이닉스의 사활이 걸린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당시 부지 공사 현장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도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라며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는 것 이상의 도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청주에도 20조 투자

용인 클러스터 사업이 본격 시작됐지만 공사 일정 지연으로 SK하이닉스의 AI 반도체 계획엔 일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용인 팹이 완공되기 전 글로벌 HBM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임시 생산 거점으로 현재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는 청주 공장의 HBM 생산 능력을 키울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청주 M15 팹을 확장해 올해 11월 준공, 양산을 목표로 HBM 생산 공장인 M15X를 짓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말 M15X 건설에 5조3000억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장기적으로는 청주 사업장에 총 20조원 이상 투자를 집행해 생산 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청주 사업장은 원래 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도록 계획됐다. 하지만 AI 수요가 커지면서 최근 용도를 바꾸고 투자 규모도 대폭 늘리고 있다. HBM은 낸드 등 범용 D램보다 2배 이상 캐파(생산 능력)가 필요하다. 최근 내부적으로 청주 M15X 공장 파견 인력 규모를 확정 짓고 다음 달 초 해당 인력들이 청주에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다음 달엔 미국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도 마무리하면서 최근 AI로 수요가 폭증한 기업용 SSD(대용량 저장 장치) 사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대한 2차 계약 잔금 22억3500만달러를 지급하고 낸드 설계자산(IP), 연구·개발(R&D) 및 생산 시설 인력 등을 포함한 법적 소유권을 인텔로부터 최종 획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