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美 관세 폭탄 '골든 타임' 두 달, 통상 전문가 한 총리 복귀를

太兄 2025. 2. 16. 18:44

美 관세 폭탄 '골든 타임' 두 달, 통상 전문가 한 총리 복귀를

조선일보
입력 2025.02.15. 00:30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 관세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에 예외 없이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매기는 관세 수준만큼 상대국 제품에도 똑같이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상호 관세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무역 상대국과 개별 협상을 하면 미국 물가 상승 위험은 줄이면서 무역 적자 축소,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덕에 교역 품목의 98%가 무관세라서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다른 전망도 있다. 미국이 무역 상대국의 보조금, 환율 정책 등 비관세장벽도 상호 관세 부과 요건으로 삼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비관세장벽은 범위가 모호해서 걸면 다 걸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에 대해 값싼 산업용 전기 요금, 산업은행의 기업 금융 지원, 넷플릭스·유튜브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인터넷 망 사용료 부과, 미국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과점 규제 추진, 생명공학 기술로 재배한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 환율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 등을 문제 삼아 왔다. 미국이 한국의 규제 때문에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벌칙성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라면 그렇게 하고도 남는다.

미국은 대미 무역 흑자가 큰 나라부터 국가별 협상을 시작해 4월부터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앞으로 두 달 정도가 ‘골든 타임’인 셈이다. 이렇게 중대한 시기에 통상 전문가로 주미 대사까지 지낸 한덕수 총리마저 탄핵 소추당해 발이 묶여 있다. 일본은 이미 미국과 정상회담까지 했는데, 진공 상태에 빠진 우리 리더십은 트럼프와 전화 통화 한번 못 하고 있다. 최상목 대행이 대통령, 총리, 경제부총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까지 1인 4역을 하고 있지만 한미 간 통상 대타협을 추진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 총리 탄핵에 대한 심리는 부차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을 서둘러 ‘대행의 대행’ 체제를 빨리 해소시킬 수도 있다. 2017년 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로 황교안 총리가 대행을 맡고 있을 때, 갓 대통령에 취임한 트럼프가 황 대행에게 세 차례나 전화를 걸어 북핵, 사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헌재의 비상한 결정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