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계엄 선포 13분 만에 선관위에 경찰 투입 지시
경찰청장, 계엄 선포 13분 만에 선관위에 경찰 투입 지시
여인형 방첩사령관 전화 받고 지시
방첩사령관 "경찰청장에게 선관위를 언급한 적 없어"

조지호 경찰청장은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지 13분 만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청사 등에 경찰 병력을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이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조지호 경찰청장은 지난 3일 오후 10시 41분 경기남부경찰청장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과천청사와 선관위 선거연수원에 대한 안전조치 및 우발대비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 14분 만이다. 윤 대통령의 입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말이 나온 것은 3일 오후 10시 27분이었다.
조 청장으로 부터 지시를 받은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오후 10시 44분 경기남부청 경비과장에게 선관위 과천청사와 선거연수원에 경찰 경력배치를 지시했고 경기남부청 경비과장은 이를 곧바로 과천경찰서와 수원서부경찰서에 전달했다. 오후 10시 49분 선관위 과천청사에 경력을 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과천경찰서는 오후 11시 48분쯤 경찰관 13여 명을 동원해 현장에 도착했다. 수원서부서 역시 오후 10시 53분쯤 선관위 선거연수원에 경력 배치 지시를 받고 오후 11시 25분쯤 현장에 경찰관 10여 명을 배치했다. 오후 11시 50분쯤에는 기동대 1개 제대가 선관위에 도착했으며 다음날(4일) 밤 12시 55분쯤에는 2기동대가 선거연수원에 배치됐다. 7기동대는 새벽 1시 20분쯤 선관위에 도착했다. 기동대 경력은 오전 6시 40분쯤에서야 철수 지시를 받았다.
앞서 조 청장은 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의 전화를 받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경력(경찰 인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여 사령관은 또 “우리가 선관위 쪽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고 조 청장은 전했다. 계엄사 측은 선관위 등 주요 포스트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있을 테니 참고하라는 말도 전했다고 한다. 조 청장은 전화가 끝난 뒤 경기남부경찰청에 전화해 “우발사태를 대비하는 게 맞겠다”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력 배치는 자체 판단이었다는 설명이다. 반면 여 사령관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조 청장에게 선관위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