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魚! 동해서 참치가 잡히네… 폭염이 불러온 '바다의 로또'

太兄 2025. 7. 8. 19:54

魚! 동해서 참치가 잡히네… 폭염이 불러온 '바다의 로또'

동해안서 참치 떼 어획한 첫 사례
강원서도 200kg급 대형 참치 잡혀
'쿼터' 탓에 8일 영덕서 잡은 참치 전량 폐기

동해=정성원 기자
입력 2025.07.08. 12:32업데이트 2025.07.08. 18:59
지난 6일 오전 영덕 강구면 삼사리 앞바다에서 정치망 선주 최모씨가 잡은 길이 1~1.8m, 마리당 130~150㎏에 달하는 참다랑어. /강구수협 제공.

경북 영덕에서 최근 아열대성 어종인 참치(참다랑어) 62마리가 한꺼번에 잡혔다. 동해에서 참치가 무더기로 잡힌 사례는 처음이다.

정치망 선주 최모(62)씨는 지난 6일 오전 영덕 강구면 삼사리 앞바다에서 길이 1~1.8m, 마리당 무게 130~150㎏에 달하는 참치 62마리를 잡았다. 총 무게만 8746kg. 최씨가 잡은 참치는 강구수협 위판장에서 3439만원에 낙찰됐다.

경북도와 영덕군 등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경북 동해안 앞바다에서 잡히는 참치 대부분은 10㎏ 안팎이다. 경북도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간혹 150㎏ 이상 대형 참치가 잡혀도 1~2마리 수준”이라며 “영덕의 경우 동해에서 한꺼번에 참치를 어획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참치는 고래 다음으로 ‘바다의 로또’라 불린다. 앞서 지난 2월 영덕 앞바다에서 길이 1.6m, 무게 314kg에 달하는 참치 1마리만 105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강구수협 측은 “고등어나 정어리, 삼치 등 어종이 기후변화에 따라 동해안으로 유입되면서 이를 먹이로 삼는 참치 떼도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경북 영덕군 강구항에서 어민들이 강구 앞 바다에서 잡힌 대형 참치들을 위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참치들은 연안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 쳐 둔 정치망 그물에 잡혔다. /뉴스1
지난 6일 오전 영덕 강구면 삼사리 앞바다에서 정치망 선주 최모씨가 잡은 길이 1~1.8m, 마리당 130~150㎏에 달하는 참다랑어. 최씨가 잡은 참다랑어는 강구수협 위판장에서 3439만원에 낙찰됐다. /강구수협 제공.

◇달궈진 동해 바다, 수온 상승이 참치 불러

울진, 영덕, 포항 등 경북 동해안의 참치 어획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20년 3372t(톤)에 불과하던 참치 어획량은 2021년 4만78t, 2023년 15만9568t, 2024년 16만3921t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올 1월부터 경북 동해안에서 잡힌 참치는 8일 기준 79.6t이다. 영덕이 37.5t으로 어획량이 가장 많았고 포항 20t, 울진 21t, 경주 0.9t 순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강원도 앞바다에선 200kg이 넘는 참치도 종종 잡힌다. 경북과 강원 앞바다에는 이들의 먹이가 되는 아열대성 어종인 부시리나 삼치, 고등어도 평소보다 많이 잡힌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건 해수온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지난 20년 동안 강원 고성과 양양 지역 정치망 선주들이 잡은 어종을 조사한 결과, 강원 앞바다의 아열대와 열대성 어종 출현 비율은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연안의 표층 평균 수온이 20년 사이 1.1도 오른 것도 참치 출현의 한 원인이라고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온도 변화 폭이 매우 작은 해수온이 1도만 올라도 해양 생물에겐 큰 환경 변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8일 오전 경북 영덕군 강구항에 130~150㎏에 달하는 참치 수백 마리가 놓여있다. 경북도는 한계 쿼터량 45t을 초과함에 따라 이날 잡은 참치 전량을 폐기하기로 했다. /강구수협 제공

◇‘쿼터’ 정해진 탓에 많이 잡아도 ‘걱정’

참치가 많이 잡힌다고 결코 반가운 건 아니다. 국제수산기구가 국가별로 정한 어획 쿼터(한도) 때문이다. 참치는 어족 자원 관리와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해 국제수산기구가 국가별로 어획 쿼터를 정한다. 어획 쿼터가 소진되면 해당 연도 남은 기간에는 어획이 금지된다.

지난해 주로 남해안을 중심으로 한 대형선망에 편중된 국내 쿼터는 1219t이다. 같은 해 경북 쿼터는 185t이며 올해 경북 쿼터는 작년보다 줄어든 110t이다.

9일 현재 영덕의 경우 이미 한계 쿼터량 47.28t을 초과했다. 이날 오전 영덕 강구면 앞바다에서 길이 1~1.5m, 무게 130~150㎏에 달하는 참치 1300여 마리가 잡혔다. 하지만 경북도와 영덕군은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초과 어획분은 유통이나 판매가 금지되고 폐기 대상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해양수산부에 동해안의 참치 어획량을 더 늘려 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라며 “기후변화로 참치와 같은 어종 변화가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내 수산업의 구조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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