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도권·4050 눈높이에 맞춰야
국힘, 수도권·4050 눈높이에 맞춰야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3선의 송언석 의원이 선출됐다. 경북 김천이 지역구인 송 원내대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 송 원내대표는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를 제안했고 당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당의 변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기재부 차관을 지낸 송 원내대표는 특정 계파에 속하지는 않지만, 이번에 구주류(친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원내대표는 “민생과 경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107석의 소수 야당을 이끌며 200석에 육박하는 거대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계엄과 탄핵, 대선 패배 이후에도 반성과 변화를 외면하고 자중지란에 빠진 국힘의 쇄신도 이끌어야 한다.
국힘은 지난 대선에서 영남과 강원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에게 패했다. 특히 사회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4050 세대에서 참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0대에서 73%, 50대에서 70%를 얻은 반면, 국힘 김문수 후보의 지지는 40대에서 22%, 50대에서 26%에 그쳤다. 압도적 참패다.
국힘이 집권 여당을 견제하고 국민에게 수권 세력으로 인정받으려면 수도권과 4050에서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 새 원내 지도부는 국힘의 전통적 지지 기반에 안주하기보다는 총선과 대선에서 자신들에게 연속으로 레드 카드를 던졌던 수도권과 4050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영남 중심의 당내 인식도 수도권과 4050 중심으로 바꿔야만 한다.
지금 국힘에 필요한 것은 당대표를 바꾸고 당의 이름을 바꾸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다. 현재의 정책 역량과 협소한 인재 풀로는 안 된다. 당을 해체할 수도 있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마 되지도 않는 기득권에 집착해 또 내분에 빠진다면 이번 대선보다 더 큰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국힘이 지금 같은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면 보수 정당의 실패를 넘어 국가적인 문제가 된다. 국힘 새 원내 지도부는 당의 문호를 과감히 개방해 다양한 인재를 발굴하고 젊은 층과 호흡하며 전면적 세대교체에 나서야 한다. 개혁신당을 포함한 다른 야당과의 연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야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107석 의석 몇 배의 힘을 가질 수 있다. 그래야 거대 여당을 견제해 국정의 중심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