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 중 폭격‧기자 사망에도 즉각 방송복귀…'국민 영웅'된 이란 앵커
생방 중 폭격‧기자 사망에도 즉각 방송복귀…'국민 영웅'된 이란 앵커

생방송 중 이스라엘에 폭격을 당한 이란 국영방송의 여성 앵커가 이란에서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이스라엘 와이넷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이란 국영방송 IRIB 본사를 정밀 타격해, 생방송 중이던 뉴스가 돌연 중단되고 앵커가 긴급 대피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당시 사하르 에마미 앵커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이란 최고안전보장회의 성명 내용을 전하고 있었다. 방송 도중 ‘쾅’ 하는 폭발음이 들리며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렸고, 에마미 앵커는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굉음은 3초 이상 이어졌고, 스튜디오의 천장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들이 부서져 떨어졌다. 이후 한 남성이 ‘알라’를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방송은 곧 녹화 방송으로 전환됐다.
해당 장면을 접한 시청자들은 에마미 앵커와 현장에 있던 다른 직원들의 안위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불과 몇 분 만에 에마미 앵커는 폭격 영향을 받지 않은 다른 스튜디오로 옮겨 방송을 재개했고, 함께 진행하던 다른 앵커에게 원래 방송을 하던 스튜디오에서 기자들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생방송 중 폭격을 당하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방송을 이어간 에마미 앵커에 대해 이란 내에서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란 언론은 에마미 앵커를 이란의 저항을 상징하는 ‘국민 영웅’으로 추켜세웠고, 온라인상에서는 에마미 앵커과 관련된 게시물 등도 만들어졌다.
이란을 지지하는 아랍권 언론들도 에마미 앵커의 차분한 태도와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집중 조명하며 찬사를 보냈다.
한편 에마미 앵커는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뉴스 앵커 중 한 명으로 식품 공학을 전공했지만, 미디어 분야에 입문하여 2010년부터 앵커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기혼자인 에마미 앵커는 슬하에 한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