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일반상식

게임·엔터 이어 여행업도 중국 자본 몰려온다

太兄 2025. 6. 4. 18:11

게임·엔터 이어 여행업도 중국 자본 몰려온다

트립닷컴 영향력 갈수록 커져

입력 2025.06.04. 00:30업데이트 2025.06.04. 10:01
그래픽=김성규

직장인 이모(40)씨는 최근 온라인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에서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하루 숙박권을 39만원에 구입했다. 같은 방이 다른 플랫폼에는 40만원 중반대 가격에 올라와 있었다. 트립닷컴에서 제공하는 각종 할인 쿠폰을 적용하니 6만원가량 저렴해졌다고 한다. 보통 숙박 플랫폼 가격 차이가 1만~2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큰 차액이다. 트립닷컴의 파격적 마케팅이 가능한 것은 거대한 중국 자본의 지원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트립닷컴은 중국 최대 여행사 트립닷컴 그룹의 자회사다.

국내 여가·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중국 자본의 공세가 거세다. 게임·엔터에 이어 최근엔 숙박·항공권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투자금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트립닷컴, 국내 여행 산업 장악

온라인 여행사(OTA) 트립닷컴이 최근 국내 여행 업계에서 급속도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1월 트립닷컴은 여행 관련 신규 앱 다운로드 건수에서 34만건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국내 플랫폼인 여기어때는 28만건, 야놀자는 22만건 수준이었다.

그래픽=김성규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트립닷컴 그룹은 2019년 본래 사명이었던 시트립을 트립닷컴으로 바꿔 중국 색채를 지웠다. 테무나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계 이커머스 회사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린 것처럼 트립닷컴도 ‘최저가 마케팅’ 공세를 벌이며 국내 여행 산업 장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여행 업계 관계자는 “숙박·항공권 시장은 가격 비교 사이트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근소한 차이라도 소비자들이 더 싼 가격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트립닷컴의 경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상품을 내놓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트립닷컴은 숙박뿐만 아니라 항공권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월 항공 여객 판매 대금 정산 제도(BSP) 기준 항공권 발권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트립닷컴은 5%대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2022년 13위, 2023년 8위, 지난해 6위에 이어 상위 5개 기업 반열에 오른 것이다. 발권 실적에서는 449억원으로 4위 노랑풍선(470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트립닷컴은 2016년 인수한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에 트립닷컴에서 판매하는 저가 항공권을 상위 노출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6월 중순 출발하는 인천발 오사카행 왕복 항공권을 예매하려고 보니, 트립닷컴과 타 예매 플랫폼의 가격 차이는 2만원 수준이었다.

◇ 엔터·게임은 중국 손바닥 안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게임 업계는 이미 중국 자본이 깊숙이 침투해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중국 기업 텐센트 뮤직은 최근 하이브가 보유하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221만2237주(9.38%)를 모두 사들였다.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이은 3대 주주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2016년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지분 4%를 매입했다. 이 둘을 합치면 중국 자본 비율이 15%에 육박한다.

텐센트는 이미 국내 엔터 기업의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2016년 자회사 텐센트 모빌리티를 통해 YG엔터테인먼트 지분 4.3%를 매입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텐센트 자회사인 스카이블루 크리에이티브 인베스트먼트가 지분 2.96%를 갖고 있다.

게임 업계의 경우 중국 자본 의존이 더 심각한 상황이다. 주요 게임사 상당수가 이미 텐센트를 2대 주주로 두고 있다.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시가총액 1위인 크래프톤의 경우, 텐센트 산하 기업이 지분 13.8%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확보 이후 수수료 인상 등 부작용 우려

넷마블 역시 텐센트 자회사 한리버 인베스트먼트가 지분 17.5%를 갖고 있다. 시프트업은 텐센트 자회사 지분이 34.7%에 달한다. 카카오게임즈·웹젠·액토즈소프트 등에도 텐센트의 자본이 직간접적으로 투입됐다.

전문가들은 외국 자본 유치가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중국 자본이 일정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이후에는 수수료 인상·플랫폼 종속, 데이터 독점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여행·콘텐츠처럼 디지털 기반 산업은 소비자 정보가 플랫폼에 쌓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특정 국적의 자본이 이를 통제하게 될 경우 산업의 주도권 자체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우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테무의 개인 정보 해외 유출 사건 등 중국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 이슈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자본이 국내 시장에 대거 유입돼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 불신이 커져 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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