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門)밖을 나서니 갈 곳이 없네!!늙는다는 것은 분명 서러운 일이다.늙었지만 손끝에 일이 있으면 그런대로 견딜 만하다.쥐고 있던 일거리를 놓고, 뒷 방구석으로 쓸쓸하게 밀려나는 현상을 ‘은퇴(隱退)’라는 고급스런 낱말로 그럴듯하게 포장(包裝)하지만, 뒤집어 보면 처절(悽絶)한 고독(孤獨)과 단절(斷絶)이 그 속에 숨어 있다.그래서 은퇴(隱退)는 더 서러운 것이다.방콕(방안에 콕 처박혀 있는 상태)이란 단어가 은퇴자(隱退者)들 사이에 유행(流行)하고있다.세간(世間)에서는그들을 화백(화려한 백수), 불백(불쌍한 백수), 마포불백 (마누라도 포기한 불쌍한 백수) 등으로 나누고 있다그러나 화백이든 불백이든 간에 마음 밑바닥으로 흐르는 깊은 강의 원류는‘눈물 나도록 외롭다.’는 사실을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