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써도 불안해"…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치솟은 검은 연기에 주민들 '발 동동'
“마스크를 쓰긴 했어도 치솟는 연기 기둥이 덮칠까 불안하죠.”
17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1)씨는 행주를 꺼내 들고 연신 식탁을 닦고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11분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내 서쪽 고무 정련 공장동에서 불이 났다. 인근 주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공장에서 치솟은 수백m 높이의 검은 연기 기둥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씨는 마스크를 쓰고 창문을 닫으라는 안전 안내문자를 보여주며 “화재 때문에 손님 발길도 없지만, 식탁에 그을음이라도 앉을까 애먼 걸레질만 하고 있다”고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축구장 1개 면적(약 7000㎡) 공장동 1개가 전부 탔고, 동쪽 방향 공장설비로 불이 번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직원들이 처음 불길을 발견하고 공장 내부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끄려고 시도했지만, 불이 계속 번지자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불이 난 고무 정련 공장동은 고무 원재료와 화학약품 부재료를 혼합해 전자레인지와 기능이 유사한 ‘마이크로 웨이브’ 설비에 넣고 찌는 1차 공정을 거치는 곳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관계자는 “고무와 화학 약품을 마이크로 웨이브 설비에 넣고 녹이는 과정에서 불꽃이 튀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현재 소방헬기 8대를 투입해 진화 중이지만, 불길을 잡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불이 난 공장동은 20t 상당의 고무 원재료를 보관 중이다.
소방 당국은 불이 쉽사리 꺼지지 않는 고무 특성상 적재물이 완전히 불에 타야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3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도 불이 난 지 나흘째에 완전 진화가 이뤄졌었다.
화재 현장에 진입했던 소방관들은 공장동이 화재 여파로 붕괴되면서 모두 철수했다. 철수 결정이 내려지기 전 소방관 1명이 폐유 저장 탱크 폭발로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른 소방관 1명도 1도 화상을 입어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날 작업조로 투입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직원 400여 명은 화재 직후 모두 대피했다. 화재 직후 공장 내부 3층에 있던 금호타이어 직원 1명이 대피 중 골절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청은 이날 오전 10시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리고 분당 4만5000ℓ와 3만ℓ 방수 가능한 대용량포방사시스템 등 소방 장비 100대를 투입했다.
불길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대용량 방수가 가능한 장비를 투입했지만, 소방용수가 부족해 수압이 약해지고 있다.
광주시와 광산구는 소방용수 확보를 위해 인근 주민들에게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진화를 위해 소방용수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 인근 주민들께서는 가급적 수돗물 사용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는 안전 안내문자도 보냈다.
광산구는 매연, 분진 피해를 막기 위해 마스크 2만5000개를 확보해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화재로 대기오염이 심해지면 주민 대피령이 내려질 수 있다.
광산구 관계자는 “화재 직후부터 대기 오염 물질 유출 농도를 계속 측정 중으로, 아직까진 안전 범위 내로 파악되고 있어 주민 대피령이 필요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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