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갈 것인가?>
정년 퇴임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한 교수가 방송에 출연할 일이 생겨서 방송국에 갔습니다.
낯선 분위기에 눌려 두리번거리며 수위 아저씨에게 다가갔는데, 말도 꺼내기 전에 수위가 다짜고짜 “어디서 왔어요?” 하고 물었습니다.
정년퇴직해서 소속이 없어진 그분은 당황한 나머지 “집에서 왔어요” 라고 대답했다는 얘기를 듣고 한바탕 웃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한 교수도 방송국에서 똑같은 경우를 당했는데, 그러나 성격이 대찬 그분은 수위에게 이렇게 호통을 쳤습니다.
“여보시오. 어디서 왔냐고 묻지 말고, 어디로 갈 것인지 물어보시오. 나는 방송국 프로에서 출연해 달라고 해서 왔소.”
마침 그 프로그램 진행자인 제자가 멀리서 보고 달려와 교수님을 모시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시 우리 교수님 말씀은 다 철학이에요."
우리의 인생도 "어디서 왔냐?"보다 "어디로 갈 것인가?"가 더 중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자꾸만 지나온 것만 묻습니다.
얼마나 돈을 벌었소?
옛날에 지위가 뭐였소?
나이는 얼마나 먹었소?
다 쓸데없는 것들을...
우리는 맨날 지나간 것을 내세웁니다.
왕년에 내가 말이야.
왕년에 한가닥했거든.
왕년에 내 지위가 말이야.
그래서 뭘 어쩌라고?
지나간 것을 내세우지 않는 사회,
지나간 것으로 폼 잡지 않는 사람, 지나간 것을 원한으로 삼지 않는 이웃.
이제 지나갈 길을 이야기하고, 다가올 시간을 계획하고, 미래를 같이할 사람을 귀히 여기는...
그런 사람으로
그런 시간으로
그런 이웃으로...
마치 지금의 자리가 영원하기라도 한 것처럼 "어디로 갈 것인가?"는 모르고, 어디서 온 것만 내세우면 미래가 없습니다.
우리도 때때로 자문해야 합니다.
‘어디로 갈 것인가?’를...
인생 잘 가고 계신 거죠?
조급함보단 여유를 가져보세요.
힘겨울 때 내는 여유가 행복을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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